우리카드-삼성화재, 초대형 빅딜로 ‘윈-윈’

입력 2020-04-29 13:57 수정 2020-04-29 14:49
우리카드-삼성화재가 초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노재욱-황경민-류윤식-송희채. 한국배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위 팀 우리카드와 5위 팀 삼성화재의 초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파격적인 ‘빅딜’이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는 29일 “양 구단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주축 선수들이 포함된 3대 4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우리카드는 주전 세터 노재욱(28)을 포함해 레프트 황경민(24), 세터 김광국(33), 센터 김시훈(33)까지 4명의 선수를 삼성화재로 보냈다. 삼성화재는 레프트 류윤식(31)과 송희채(28), 세터 이호건(24) 등 3명을 맞바꿨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팬들 입장에선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다. 양 구단에 따르면 차기 시즌 더 나은 성적을 위해 고민하던 감독들의 뜻이 맞물려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카드를 하나 둘 주고 받다보니 트레이드의 판이 커졌단 것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가 치러지지 않아 도전해보지도 못한 ‘우승팀’ 타이틀을 달기 위해 벼르고 있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조직력’이다. 레프트 한성정(24)과 스타일이 겹치는 황경민 대신 지난 16일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끝난 류윤식을 데려와 수비력을 보강하려 했던 이유다. 류윤식은 2011년 데뷔 후 7시즌 동안 매 해 리시브효율 50%대를 넘겼을 정도로 수비력이 좋다. 센터 포지션 선수가 5명이나 됐던 우리카드는 김시훈을 황경민에 묶어 류윤식을 데려왔다.

고희진 감독의 부임 이후 리빌딩과 육성을 팀 운영 기조로 잡은 삼성화재도 황경민을 원했다. ‘주포’ 박철우(35)가 이적한 상황. 수비에 특화된 류윤식 대신 젊고 공격력이 강한 황경민을 라이트 용병과 함께 활용한다면 공백을 메꿀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성규(22), 신장호(24) 등 지난해 신인 레프트들의 성장세도 좋아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세터 포지션에서도 양 팀의 입장이 맞았다. 삼성화재는 전력 강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부분이 세터였다. 특히 중앙 속공을 활용하지 못하는 건 구단에서도 약점으로 꼽았다. 키가 크고(188㎝) 속공 토스를 잘하는 김광국은 삼성화재에 알맞은 선수였다. 삼성화재는 대신 박철우 보상 선수로 한국전력에서 데려온 이호건을 우리카드에 내줬다. 세터 출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이호건과 하승우(25) 등 젊은 세터들을 멀리 내다보고 키우려고 계획했다”고 밝혔다.

‘군 입대’ 문제는 양 구단 ‘윈-윈’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우리카드 에이스 나경복(26)은 2~3년 후 군 입대가 예정돼 있다.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에서 다음달 입대할 송희채를 데려와 향후 나경복의 빈자리를 대체하려 했다. 삼성화재는 그 대신 입대 영장을 기다리고 있는 노재욱을 품에 안아 세터 포지션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노재욱은 처음에 생각도 못했다”며 “현재 영장이 밀려있는 상태인데 저희 입장에선 한 시즌 뛰고 가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