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준 ‘성추행’ 옹호한 노도희 “피해자에 2차가해 사과”

입력 2020-04-29 13:09
왼쪽부터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 노도희, 황대헌 선수. 뉴시스

동성 선수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24·고양시청) 선수를 옹호한 동료 노도희(25) 선수가 피해자 황대헌(21·한국체대) 선수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노도희 선수는 29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앞선 언론) 인터뷰 이후 2차 가해라는 말이 나와 글을 적는다.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용기 냈던 인터뷰가 문제가 됐고, 처음이라 서툴렀던 부분이 일반적 시각으로 봤을 때 ‘피해자 2차 가해’라는 지적을 이해한다”고 운을 뗐다.

앞서 노도희 선수는 지난 2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황대헌 선수의 성기가 노출되지 않았다. 바지가 조금 내려가 엉덩이 살이 조금 보인 정도였다. 제가 봤을 때 (임효준 선수가) 바지를 벗기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기를 모든 선수들이 바라고 있다. 임 선수가 처벌받길 원하지 않는다. 황대헌 선수가 임 선수의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해당 인터뷰 이후 “제3자가 나서서 피해자의 감정에 반해 가해자를 옹호하는 건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노도희 선수는 “인터뷰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어 피해자 입장에서 힘들었을 것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라며 “황 선수에게 했던 말들은 제가 경솔했고, 피해자에게 상처됐을 수 있다. 2차 가해였을 수 있는 경솔한 말들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두 선수 다 잘못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제3자지만 갑자기 개입한 3자도 아니며 양쪽 선수를 만나 당시 이야기도 듣고 개인적으로 서로 힘든 부분도 다 들었다. 당사자의 마음을 완전히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잘못 부풀려진 허위사실은 바로 잡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6월 17일 진전선수촌에서 일어났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암벽 등반 훈련 도중 임효준 선수가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후배 황대헌 선수의 바지를 내렸다. 이후 황대헌 선수는 선수촌과 대한체육회에 임효준 선수를 성희롱으로 신고했다.

임효준 선수는 그해 8월 8일 빙상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11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징계가 확정됐다. 징계와 별개로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서 임효준 선수는 황대헌 선수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받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