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식 권력 서열 3위인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10여일 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북한에서 경제 사령탑의 위상을 갖고 있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지도부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도 경제가 정상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핵심 인사들의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노동신문은 박 부위원장이 김정숙평양방직공장과 평양 시내 상점 등을 시찰한 사실을 29일 공개했다. 신문은 “박봉주 동지는 염색종합직장, 직포종합직장을 비롯한 생산현장들을 돌아보면서 인민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색깔의 천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과 함께 정화시설을 보다 현대화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실무적인 대책들을 강구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 부위원장이 방직공장 내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설명을 듣는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박 부위원장의 모습이 등장한 것은 지난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당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장면이 공개된 이후 처음이다. 박 부위원장은 평양 제1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인 광복지구 상업중심도 둘러봤다.
박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공식적인 권력 핵심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직함을 갖고 있다. 박 부위원장이 평양 내 시설을 시찰한 점을 미뤄 그는 평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부위원장과 함께 경제 부문을 담당하는 김재룡 내각 총리도 최근 황해남도를 시찰한 바 있어 그 역시 평양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날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해 별다른 특이 동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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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