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국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음속의 5배(마하5)로 수직 비행해 목표를 타격하는 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속도가 빠르고 방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궤도를 설정할 수 있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도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최첨단 무기다.
SCMP에 따르면 일본 국방부는 자체 개발한 초고속활공발사체(HVGP)를 오는 2026년 첫 실전배치하고 2028년에는 개량형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초음속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 3개 국가이다. 이어 일본은 세계 4번째로 초음속 전력을 갖출 전망이다.
초음속 미사일은 방공 시스템의 허점인 대기권 상층부를 고속으로 활공할 수 있으며, 복잡한 궤도를 설정할 수 있어서 기존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는 요격하기 어렵다.
일본 국방부는 지상 목표물 타격에서 시작해서 방사형 배치, 속도 및 사거리를 보강하고 나아가 항공모함 갑판을 관통할 수 있는 탄두를 탑재할 것이라고 HVGP 운용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일본 방위성은 미쓰비시 중공업과 함께 초음속 미사일의 특수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SCMP는 일본의 지극히 방어지향적인 국방 철칙을 고려한다면 미사일 사거리는 약 500km 이내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침략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일본의 평화헌법 내용을 고려한 해석이다.
일 국방부는 “개발이 완료되면 HVGP는 오키나와, 다오위댜오(센카쿠) 열도, 독도 인근 등 일본 본토에서 떨어진 해상 분쟁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HVGP 개발에 지난 2018, 2019년에 걸쳐 총 185억엔(약 211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에는 250억엔(약 2860억원)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편, 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나라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유이하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1일 DF-17 미사일을 군대 열병식에 등장시켜 세계 최초로 초음속 미사일을 공식 배치한 나라가 됐다. 뒤이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아방가드 극초음속 글라이드 차량을 선보였다.
미국은 핵 장착이 가능하고 육해공 어디든 배치할 수 있는 초음속 발사체 C-HGB를 지난 3월 처음 실험했으며 2022년에 완성할 전망이라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의 군사 분석가 저우첸밍은 “일본이 이 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 중국의 해군 활동에 위협적이며 이 무기들은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