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항모 킬러’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 2026년 실전배치

입력 2020-04-29 11:44
동북아 미 항모전단의 작전 범위와 중국의 미사일 사거리 비교. 영 이코노미스트 캡처

일본이 중국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음속의 5배(마하5)로 수직 비행해 목표를 타격하는 초음속 미사일은 비행속도가 빠르고 방어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궤도를 설정할 수 있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도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최첨단 무기다.

초음속미사일 이미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SCMP에 따르면 일본 국방부는 자체 개발한 초고속활공발사체(HVGP)를 오는 2026년 첫 실전배치하고 2028년에는 개량형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초음속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 3개 국가이다. 이어 일본은 세계 4번째로 초음속 전력을 갖출 전망이다.

초음속 미사일은 방공 시스템의 허점인 대기권 상층부를 고속으로 활공할 수 있으며, 복잡한 궤도를 설정할 수 있어서 기존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는 요격하기 어렵다.

일본 국방부는 지상 목표물 타격에서 시작해서 방사형 배치, 속도 및 사거리를 보강하고 나아가 항공모함 갑판을 관통할 수 있는 탄두를 탑재할 것이라고 HVGP 운용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일본 방위성은 미쓰비시 중공업과 함께 초음속 미사일의 특수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운영하는 초음속미사일은 항공모함 견제용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SCMP는 일본의 지극히 방어지향적인 국방 철칙을 고려한다면 미사일 사거리는 약 500km 이내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침략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일본의 평화헌법 내용을 고려한 해석이다.

일 국방부는 “개발이 완료되면 HVGP는 오키나와, 다오위댜오(센카쿠) 열도, 독도 인근 등 일본 본토에서 떨어진 해상 분쟁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HVGP 개발에 지난 2018, 2019년에 걸쳐 총 185억엔(약 211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에는 250억엔(약 2860억원)을 추가할 계획이다.

중국이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한 초음속미사일 DF-17.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한편, 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나라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유이하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1일 DF-17 미사일을 군대 열병식에 등장시켜 세계 최초로 초음속 미사일을 공식 배치한 나라가 됐다. 뒤이어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아방가드 극초음속 글라이드 차량을 선보였다.

미국은 핵 장착이 가능하고 육해공 어디든 배치할 수 있는 초음속 발사체 C-HGB를 지난 3월 처음 실험했으며 2022년에 완성할 전망이라고 SCMP는 전했다.

베이징의 군사 분석가 저우첸밍은 “일본이 이 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할 경우 중국의 해군 활동에 위협적이며 이 무기들은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