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코골고 씻지도 않아” 일본서 나온 ‘코로나 이혼’

입력 2020-04-29 07:12 수정 2020-04-29 15:34
AFP연합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코로나 이혼’이라는 용어가 새로 등장했다는 웃지 못할 보도가 나왔다. 부부가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는 사례가 잦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이 용어는 유독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트위터에서 결혼 생활의 한계를 암시하는 글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1980년대 해외로 신혼여행을 갔던 신혼부부가 나리타(成田) 공항에 돌아오자마자 갈라서는 것을 두고 ‘나리타 이혼’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소개된 사례에 따르면 한 여성은 트위터에 “지난 열흘 동안 남편의 큰 목소리, 시끄러운 TV 소리, 코 고는 소리 등을 참아야 했다”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썼다. 또 다른 여성은 “남편은 술을 마시고 잘 씻지도 않는다”며 “내게는 지금이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라고 했다. 남성들도 비슷한 글을 올려 아내에게 갖는 불만들을 털어놨다. “아내와 말다툼을 하게 되면 그냥 사과한다. 무엇을 사과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더라고 그것이 낫다”는 주장도 있었다.

일본 이혼 전문 변호사인 고토 치에는 “많은 가정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며 “집이 일터가 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사람들은 환경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결혼 생활에도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