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전환 결정이 내려진 28일 오후 뜻밖의 꽃 바구니 선물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자택으로 배달됐다. 이 꽃 선물에는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국회의원 이은재 올림’이라고 쓰인 리본이 달려 있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 결정이 내려진 후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무소속 이은재 의원은 그의 서울 구기동 자택에 ‘의문’의 꽃 선물을 보낸 것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측근을 통해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터였다.
전국위 의결 후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이) 허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김 전 위원장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임기와 관련해선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떨어진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이 취임 후 임기를 스스로 늘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전 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통합당 전국위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지만, 상임전국위원회 무산으로 오늘 8월 말 전당대회를 열도록 한 당헌 개정이 불발됐다. 이 당헌이 고쳐지지 않으면서 김종인 비대위 임기가 오는 8월 31일에 끝나게 된 것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 심기가 불편한 와중에 이 의원이 꽃 선물까지 보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을 탈당한 후 한국경제당 비례대표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총선 기간에 이 의원은 ‘한국경제당은 통합당의 제2 비례위성정당’이라고 주장하며 표심을 모으는 데 안간힘을 썼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통합당 강원도 선대위원회 회의에 찾아가 “한국경제당은 감히 통합당의 제2 비례위성정당임을 자임한다”며 “미래한국당의 자매정당으로 보수우파 국민들의 표심을 저희 당에 담겠다”고 호소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의 방문과 관련해 “왜 왔는지 나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