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39) 환경상이 감염 위험에 노출된 미화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쓰레기봉투에 그림을 그리는 연쇄 챌린지를 제안했다. 취지는 좋지만 “메시지 대신 지원금을 달라”는 지적이 줄을 잇는다.
2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환경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직업군인 미화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격려와 고마움을 담아 쓰레기봉투에 특별한 메시지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자는 제안이었다. 그는 “감사의 고리(캠페인)에 참가해 주시면 고맙겠다. 작업자들에게 많은 격려가 된다”고 호소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그러면서 ‘항상 고마워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수거차 모양 그림을 새긴 쓰레기봉투를 두 손으로 들며 부하직원의 자녀가 휴교·외출 자체로 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지난해 9월 취임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차가운 여론이 반영된듯 고이즈미 환경상의 제안에 대한 SNS 반응은 비판 일색이었다. “39세 어린이 발상이다” “학급회 선생님인가?”라는 조롱부터 “메시지 대신 돈을 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미화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위생 대책이나 인적 지원을 늘려달라”고 호소한 이도 있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한가한 제안을 하고 있다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었다.
한편 고이즈미 환경상은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전국 유권자 2053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한 우편 여론조사에서 13%의 지지를 얻어 차기 총리 후보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24%)이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