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경제 공부 모임에 참석한 초선 당선인들이 기획재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쓴소리를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의원들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때를 기회 삼아 막간 선거운동을 펼쳤다.
민주당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임)’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정례 공부 모임을 진행했다. 이날은 특별히 코로나19를 주제로, 원하는 초선 당선인들은 모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역 의원까지 포함하면 총 70명 가까운 인원이 참석해 회의장을 꽉 채웠다.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하는 김태년·정성호 의원과 당권 주자로 꼽히는 송영길·홍영표 의원, 국회의장 경선에 나설 예정인 김진표·박병석 의원 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고, 안부를 물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날 모임에서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차관은 “수출 충격은 이달부터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고용은 (다른 경제지표에) 후행하는데,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여력과 관련해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1%로 양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IMF 분석”이라고 전했다. 김 차관에 이어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과 서형수 의원의 강연도 이어졌다.
강연 뒤에는 초선 당선인들의 매서운 질의가 쏟아졌다. 정일영 당선인은 “지역에서 보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타이밍이 너무 늦다”며 “소상공인 지원정책도 현장에서 불만 목소리가 많다”고 꼬집었다. 조정훈 당선인도 “후배로서 까칠하고 무례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말문을 떼며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고 난 뒤 경제·사회 구조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기재부의) 대책들은 어떻게 예전으로 돌아갈까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당선인은 재생에너지 산업의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고, 민주당 김주영 당선자는 고용유지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비판이 잇따르자 최운열 의원은 “대정부질문 연습을 하신 거 같다”는 농담을 건넸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