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자 중국에 장례용품 수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기업간(B2B) 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에서 장례용품을 수입하겠다는 주문이 전달에 비해 48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글로벌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장례용품 가운데 주로 시신 가방과 관, 유골함 등의 주문이 폭증했다. 시신 가방 수출 문의는 2만2000% 증가했고, 관 문의는 267% 늘어났다.
3월 27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중국산 장례용품 주문이 많은 나라는 미국, 멕시코, 이탈리아 순이었다.
장례용품 공급사인 제썬트레이드 관계자는 “15년간 업계에 몸담아 왔는데 수출 수요가 이렇게 급증한 적은 없었다”며 “해외 문의가 10배 정도 늘었고 실제 주문량은 3~5배까지 늘었지만, 현재 생산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둥성과 산둥성, 쓰촨성 등에서도 물량을 조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호텔에 물품을 공급하는 공장을 장례용품 생산 라인으로 긴급히 조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신 가방의 주요 소재인 부직포가 마스크와 보호복 제조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물량이 부족해 단기간에 생산확대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썬트레이드 관계자는 “시신 가방 주문이 3개월이나 밀려 있고, 생산 이후 배송과 통관까지 2개월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고객이 물건을 받으려면 3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푸젠성에 본사를 두고 유골함과 관, 화환 등 장례용품을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는 “세계적인 수요 급증으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수천만 위안을 투자했다”며 “우리의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많다”고 말했다.
산둥성 칭다오의 한 제조무역회사 관계자는 “장례용품 배송비도 3~5배가량 비싸졌다”며 “코로나19 발병 전에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시신 가방을 1㎏ 운송하는 데 30위안이 들었지만, 지금은 100위안 정도 든다”고 밝혔다.
중국은 또 코로나19 관련 의료용품 수출로 두 달 만에 9조원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서 중국의 3~4월 의료용품 수출액이 77억달러(9조5000억원)에 달했다.
상무부는 지난 25일 기준 중국이 74개국 및 지역, 6개 국제기구에 192건의 의료용품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마스크 211억 개, 방호복 1억900만 벌, 의료용 고글 3만3201만 개, 환자용 모니터 11만 세트, 수술 장갑 7억6300만 개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계속해서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할 것”이라며 “모든 국가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세계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