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사상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 조합총회, 개포1단지 현장

입력 2020-04-28 15:30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내 공터에서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형식의 관리처분변경총회가 열리고 있다. 많은 수의 조합원들은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총회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차량에 탑승한 채 안건을 의결하는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재건축 총회가 사상 최초로 열렸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28일 오전 11시 단지 내 공터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관리처분변경총회를 개최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합원들은 마치 자동차 극장에 온 것처럼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인터넷 방송에 접속해 총회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사업 일정이 늦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연합뉴스

개포주공1단지 전체 조합원은 5132명이며, 관리처분변경 승인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전체 조합원의 20%인 1027명 이상이 현장에 참석해야 한다. 조합에 따르면 이날 총회 현장에는 15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석해 총회 개최 요건을 만족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개인 차량에서 탑승한 채로 총회에 참여했고, 차량이 없거나 차량 이용이 불가능한 일부 조합원들은 일정 간격을 두고 의자에 앉아 스크린을 시청하며 총회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조합 측은 무대 위에 카메라를 설치해 유튜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진행 상황을 생중계 했고, 차량에 탄 조합원들은 스마트폰으로 총회를 확인했다.

안건에 대한 투표는 조합원들이 차량 내에서 투표지를 전달받고 기표한 뒤 방역복을 입은 직원이 직접 차량을 돌아다니며 수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총회 주요 안건은 관리처분계획변경 승인, 상가 재건축 제2차 부속 합의서 및 합의서 이행확인서 승인 등 이었다.

연합뉴스

조합은 이번 총회를 거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인 7월 28일 이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총회 자제를 권고하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킨다면 이 같은 방식의 총회를 막을 명분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1982년 준공된 개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기존 124개동, 5040가구에서 144개동 총 6702가구 대단지로 거듭난다. 시공사는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으로, 공사비는 총 1조6714억원이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