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재개 계획이 암초에 부딪혔다. EPL 사무국이 6월 8일 재개를 목표로 구체적인 안을 내놨지만 이중 일부 구단 홈 경기장의 경우 경기를 하지 않고 제3의 장소에서 경기를 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구단들은 리그 진행과정에서 마땅히 보장되어야 하는 홈어드벤티지(홈경기장에서 누리는 이점)가 사라지기 때문에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즈는 27일(현지시간) EPL 사무국이 지난 17일 제시한 리그 재개안 ‘프로젝트 리스타트(Project Restart)’ 관련해 EPL 구단들이 일부 경기장을 경기장소에서 제외하는 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합의를 해내지 못할 경우 재개안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방안은 6월 8일부터 무관중으로 리그를 진행하는 대신 방역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일부 경기장을 경기장소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유럽 주요리그 중 처음으로 다음달 9일 일정을 재개하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우 이와 달리 무관중으로 모든 구단의 경기장을 사용한다. 다음달 8일 시즌을 개막하는 K리그 역시 1라운드 대구 FC 경기를 원정부터 진행하는 걸 제외하면 구장 사용에 별 제한이 없다.
EPL 사무국이 리그를 재개하려면 일단 이 같은 반대 여론을 한 달 남짓한 시간에 잠재워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유럽축구연맹(UEFA)에 다음달 25일까지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UEFA는 지난 23일 내린 가이드라인에 “각국 연맹이나 협회는 5월 25일까지 일정과 방식 등 국내 대회 재개 계획을 알려야 한다”고 적시했다.
영국 정부는 리그 재개안에 긍정적이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문화부 장관은 “축구 산업 전체를 위해 EPL를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할 수 있도록 EPL 사무국 측과 대화를 진행해왔다”고 발언했다. 영국 정부과 주관하는 논의 테이블에도 EPL 측 의료 고문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 의료 관계자가 참석하고 있는 상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