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 “김정은, 걷지 못하는 상태…열차 사진은 교란작전 일수도”

입력 2020-04-28 13:24 수정 2020-04-28 15:16
태구민(태영호) 당선인, CNN방송과 인터뷰
“김정은, 못 일어나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
“정확한 상태는 부인·여동생·측근들만 알아”
“태양절(김일성 생일) 불참은 이상하게 보일 것”
“현 위치나 수술 루머는 사실 근거하지 않아”
“전용열차 사진은 북한 교란 작전일 수도”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 연합뉴스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수술이나 무언가를 받았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날 수 없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 당선인은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지도자이자 김일성 주석의 손자인 김 위원장이 (김일성 생일인 지난 15일 태양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북한 사람들 눈에는 아주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 당선인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태 당선인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소식은 극비이기 때문에 최근 돌고 있는 루머는 대부분 부정확하거나 알려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태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은 김 위원장의 아내나 여동생 또는 측근들뿐”이라며 “그의 현재 위치나 수술 여부에 대한 루머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태 당선인은 이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도 이틀 동안 비밀에 부쳐졌으며 북한 외무성조차도 사망 공식 발표 한 시간 전까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 당선인은 또 북한 원산역 인근에 김 위원장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멈춰 서 있는 위성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북한의 교란 작전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태 당선인은 자신이 북한 외교관으로 근무할 때 북한 당국이 위성이 탐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전용 열차를 다른 지역에 보내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태 당선인은 이와 비슷한 작전의 일환으로 북한은 전기불빛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력이 부족한 북한에서 어두워진 뒤에 불빛이 나오는 곳은 김 위원장이나 관료 등 고위층이 있는 곳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 위성이 김 위원장이 있는 장소를 포착하지 못하도록 북한 당국이 빈 사무실이나 게스트 하우스의 불을 켜놓아 마치 김 위원장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 정권이 국제 여론이나 미국 위성사진들을 호도하기 위해 이런 활동을 펼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 퍼스 유에스아시아센터의 한국 전문가 고든 플레이크는 월스리트저널에 “30년 넘게 일을 해오면서 최소 30번은 북한 지도자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면서 “그중 2번(김일성·김정일)만 사실이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