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구민 “김정은,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는 상태인 건 분명”

입력 2020-04-28 12:55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왼쪽 사진)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조선중앙TV 캡처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 탈북자인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과 관련해 스스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태 당선인은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정말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지도자이자 김일성 주석의 손자인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지난 15일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북한 사람들의 눈에는 아주 이상하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과거 태양절에 맞춰 위성 발사나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김 위원장의 행적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태 당선인은 “김 위원장과 관련한 소식은 모두 극비이기 때문에 최근 돌고 있는 루머는 대부분 부정확하거나 알려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위원장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사람들은 김 위원장의 아내나 여동생 또는 측근들뿐이다. 그의 현재 위치나 수술 여부에 대한 루머는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태 당선인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도 이틀간 비밀에 부쳐졌다”면서 “당시 북한 외무상도 공식 발표 한 시간 전까지 해당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1일 이후 원산의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과거 외교관 시절 김 위원장의 열차가 위성에 탐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북한 정부가 수시로 열차를 다른 지역에 보냈었다”면서 “지금 보이는 열차도 교란 작전의 일환일 수 있다”고 얘기했다.

태 당선인은 또 “북한은 김 위원장의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전기불빛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력 공급이 부족한 북한에서 해가 저문 뒤에 불빛이 들어오는 곳은 김 위원장이나 장교들과 같은 고위층이 있는 곳을 의미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위치가 미국 위성에 포착되지 않도록 밤에 빈 사무실이나 게스트 하우스의 불을 켜놓는 눈속임 작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변함없이 남북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