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통증에 훈련 어렵다” 쇼트트랙 빅토르 안, 은퇴 선언

입력 2020-04-28 10:26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러시아). 타스연합뉴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러시아)이 은퇴를 선언했다.

27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빅토르 안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는 편지를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에게 보냈다.

빅토르 안은 팬들에게도 공개적으로 편지를 써 은퇴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빅토르 안은 팬들에게 쓴 편지에서 “무릎 통증이 계속돼 경기 후 회복, 치료, 재활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최근 들어 다른 부상도 자꾸 생긴다”며 “이 때문에 최대한으로 훈련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 이상 의지만으로 경쟁력 있는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제빙상연맹(ISU) 주관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또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해 은퇴를 결심했다”며 “선수 시절 도와준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빅토르 안의 향후 행보를 놓고 “그는 은퇴 이후 코치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러시아에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이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그는 최고의 전문가 중 한 명”이라고 빅토르 안이 중국으로 갈 가능성을 암시했다.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러시아)이 2014년 2월 21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환호하고 있다.

빅토르 안은 한국을 대표하는 쇼트트랙의 간판스타였다.

러시아 귀화 이전 빅토르 안은 대한민국 남자쇼트트랙 국가대표로서 올림픽·세계선수권·주니어선수권·유니버시아드·아시안게임 통산 금32·은12·동6으로 무려 50차례나 입상했다.

그러나 2008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그는 번번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졌고 국내 빙상계 파벌 논란에 휩싸여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출전권도 따내지 못하는 등의 시련을 겪었다.

이후 빅토르 안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력 강화에 나선 러시아의 러브콜을 받아들였다.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빅토르 안은 러시아에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며 맹활약했다. 러시아 국가대표로서 올림픽·세계선수권·유럽선수권 금12·은4·동4로 20개의 메달을 따냈다. 소치올림픽 3관왕은 절정이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도전하려고 했지만 러시아의 도핑스캔들로 대회 출전이 무산된 그는 잠시 은퇴했다가 복귀해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세계적인 기량을 뽐냈다.

빅토르 안은 2019-20시즌 쇼트트랙월드컵 1차 대회 500·1000m 은메달로 건재를 과시했으나 국제대회에 참가할만한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선수 생활을 끝마치게 됐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