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 차기 회장 후보였던 장판 톈마오 최고경영자(CEO)가 인플루언서 장다이와의 불륜 스캔들에 휩싸여 직급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28일 중국 IT전문매체 테크노드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장판 타오바오·티몰 최고경영자를 ‘알리바바 파트너’에서 해임하고 직급을 ‘그룹고급부총재’(M7)에서 ‘그룹부총재’(M6)로 강등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그가 최고경영자 자리는 유지했지만 알리바바 내 핵심 기구인 ‘파트너위원회 구성원’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윈 등 창업자 그룹이 대거 포함된 파트너위원회는 알리바바의 고위직 인사와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사실상 최고 권력 기관이다.
다만 알리바바 측은 같은 날 사내망에 이번 스캔들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장 최고경영자가 장다이와 그의 소속사 루한에 부당하게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알렸다. 이번 일로 장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상여금 전액을 반납하게 됐다. 또 징계 내역 역시 인사 기록에 남는다.
장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창립한 모바일 개발자 서비스 플랫폼인 ‘유멍’이 2013년 알리바바에 인수되면서 일원이 됐다. 이후 회사 수뇌부에 눈에 들어 초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32세이던 2017년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사업을 총괄하는 총재를 맡았다. 지난해에는 타오바오와 티몰 등 알리바바그룹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부분을 총괄하는 톈마오 법인의 최고경영자·법인대표까지 차지하며 ‘알리바바 황태자’로 불렸다.
승승장구하던 장 최고경영자의 불륜 스캔들은 그의 아내가 지난 17일 웨이보에 글을 남기면서 불거졌다. 아내는 남편의 불륜 상대로 의심되는 장다이를 향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라며 “다시 한번 내 남편을 건드렸다가는 가만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모델 출신 인플루언서인 장다이는 알리바바에 입점한 쇼핑몰 방송으로 거액의 판매 실적을 올려 인기 쇼핑 호스트로 급성장했다. 그의 연 소득이 배우 판빙빙을 넘어섰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알리바바가 장다이 소속사 루한에 7.4%의 지분을 투자한 상태였고, 중국 경제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장다이의 사업을 의도적으로 밀어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