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퍼뜨렸다는 음모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첫 전파자로 지목된 미국인 여성이 살해 위협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인 마트제 베나시는 27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를 갖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도 없으며 유사 증상 또한 보인 적 없지만 황당 음모론의 당사자로 지목됐다. 지비니아주 포트 벨보어 미 육군기지에서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해 10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출전한 것이 이유였다.
이 터무니없는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미국의 한 유튜버다. 그는 영상을 통해 미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우한에 옮겼으며 최초 전파자는 베나시라고 주장했다. 이후 영상이 중국어로 번역돼 위챗, 웨이보 등 중국 SNS에 급속도로 퍼졌고 현지 언론까지 보도에 나섰다.
베나시의 신상정보가 노출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온라인상에는 베나시의 미국 집 주소, 두 아이를 비롯한 가족관계 등이 알려져 확산됐다. 뿐만 아니라 음모론 신봉론자들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아야 했다.
변호사와 경찰의 힘을 빌리려고도 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베네시는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의 삶은 이전과 절대 같지 않을 것”이라며 “구글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최초의 감염자’라고 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가 악몽과도 같다. 나를 괴롭히는 일을 멈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