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고교 3학년부터 등교를 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처럼 중·고교 3학년, 중·고교 1~2학년 및 초등학교 고학년, 초등 저학년 순으로 교실 수업을 시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등교 시기는 이번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규모를 포함해 감염병 위험도를 종합 판단해 다음 달 초 확정된다. 교육계에선 다음 달 11일 전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교육부는 교원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착수하는 등 의견수렴 절차를 본격화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입시를 앞둔 고3·중3 학생들을 우선 고려해 이들부터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달라”며 “아이들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약 없는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며 학생들을 계속 집에만 묶어둘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3·고3을 우선 고려해 등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2부제나 등교 시간의 조정방안도 같이 논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날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등교 개학 시기와 방식, 학교 현장의 준비도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준비도 거의 마무리돼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 시·도교육감과 교원·학부모 단체 대표와 공식 면담도 시작한다. 교육부는 다음 달 1일까지 학부모·교원·교육감·전문가 의견을 듣고 2일부터 중대본과 최종 협의를 거쳐 개학 시기·방법을 최종 확정한다. 발표는 다음 달 3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교 시점은 유동적이다. 다만 다음 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된 점,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고3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일정을 고려하면 내달 6~12일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음 달 초 개학 시점이 확정되더라도 전국의 모든 학교가 등교 준비를 마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6일보다는 12일 무렵에 무게가 쏠린다. 고3 수험생의 경우 3월 학평이 수차례 연기 끝에 사실상 취소되면서 입시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12일 열리는 학평이 미뤄지지 않는다면 하루 전인 11일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2일 학평이나 입시 일정도 고려하고 있지만 부수적인 변수일 뿐”이라며 “최대 변수는 역시 코로나19 차단과 학생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등교 개학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하고 있다. 우선 확진자 수가 적게 유지되면서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환자 비율이 낮아야 한다. 또한 교육 현장이 방역 조치를 이행할 준비가 됐는지, 교직원들이 방역 수칙을 숙지하고 실행할 준비가 됐는지, 학부모 신뢰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교 개학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