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6일 강원도 춘천시 독(Dog)스포츠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조은재(30)씨도 그런 일을 하는 사람 중 하나다. 조씨의 직업은 반려견 트레이너로 개들에게 취미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취미로 배드민턴을 하듯 개들도 취미를 가질 수 있어요. 외국에서는 독스포츠 문화가 많이 발달돼있죠.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이런 문화를 전파시키기 위해 개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합니다.”
독스포츠 종목에는 어질리티(장애물넘기), 디스크독(원반던지기), 독댄스 등이 있다. 조씨는 디스크독과 독댄스를 전문적으로 가르친다.
반려견의 크기나 특성에 상관없이 모든 반려견이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독스포츠의 종류는 다양하다. 보호자는 반려견에 알맞는 독스포츠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뛰어난 운동신경과 영리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보더콜리 종을 많이 선호한다. 외국에서는 우수한 능력을 가진 개를 입양하기 위해 1년 이상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그의 하루 일과는 어떨까? 오전 9시까지 출근해서 4~5마리의 개들을 마리 당 한 번씩 운동시킨다. 물과 사료를 주고 청소를 하고 관리가 끝나면 바로 트레이닝에 들어간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도 똑같이 트레이닝을 하는데 기본적으로 마리당 하루에 세 번씩 한다. 오후에는 개들의 근육 발달 및 안정을 위해 독 피트니스를 진행한다. 이날 실제 짐볼 위에서 을 하는 개들을 볼 수 있었다.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도 병행한다. 위생 및 질병 관리도 철저히 한다.
조씨는 “독스포츠 교육을 받는 개들이 몸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영양보충이 중요하다”며 “사람도 자주 먹지 못하는 장어즙을 먹이는 등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개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개들이 건강한 취미를 갖고 재미를 느끼며 보호자와 긍정적인 교감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조씨의 목표는 우리나라가 독스포츠의 변방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해외 독스포츠 대회에 나가면 아직도 ‘한국은 개를 먹는 나라’라는 인식이 있어요. 당연히 독 스포츠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죠.”
그는 요즘 한창 트레이닝에 열을 쏟고 있는 진돗개 ‘진이’와 함께 세계대회에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개인 진돗개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도 알리고 좋은 성적도 거두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 ‘잡다한하루’에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영상=차인선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