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문화재단이 오는 8월 17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클래식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2020 베토벤’을 연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국내외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베토벤을 조명하는 리사이틀과 실내악·협주곡·교향곡 등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재단 측은 이 축제를 매해 여름 유럽을 수놓는 세계적인 페스티벌처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여름이면 유럽 각 지역에서는 세계 팬들이 운집하는 음악축제가 수십여개 열린다.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영국 BBC프롬스,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프랑스 오랑주 페스티벌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는 이렇다 할 브랜드화된 축제가 없는 게 현실이다.
유럽 여름 축제는 규모와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예술과 함께 휴양에 초점을 맞춘 축제가 있는가 하면, 예술가들의 트레이닝을 겸한 음악제도 있다. 콘서트홀 개관 4년을 맞이한 롯데콘서트홀이 올해부터 해마다 열기로 한 ‘클래식 레볼루션’은 공연장에서 열리는 극장 중심의 축제로 볼 수 있다. 약 열흘 동안 리사이틀에서부터 실내악·협주곡·교향곡에 이르는 여러 장르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를 위해 매년 한 사람의 작곡가를 선정하고, 그들이 남긴 업적을 마티네와 저녁 공연 형태로 나눠 조명한다. 저명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솔리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예술감독은 독일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이 맡았다. 재단 측은 “균형감 있고 짜임새 있는 프로그래밍을 주도해 클래식 음악축제의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총 8개의 교향악단과 5개의 실내악팀, 그리고 1명의 독주자가 9일간 오전과 오후 베토벤의 곡을 선보인다. 저녁 공연의 포문은 8월 17일 지휘자 최수열과 부산시립교향악단이 연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을 시작으로 교향곡 제1번 C장조를 연주하며,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협연해 피아노 협주곡 제5번 Eb장조 ‘황제’를 선보인다.
18일에는 지휘자 금난새와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전쟁 교향곡 웰링턴의 승리를 시작으로, 피아니스트 김기경과 함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C장조, 교향곡 제2번 D장조를 연주한다. 19일에는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이자 지휘자인 크리스토프포펜과 KBS교향악단이 함께 베토벤 교향곡 제3번 Eb장조 ‘영웅’을 연주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협연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지휘자 슈테판 고트프리트와 카메라타안티콰 서울(24일), 지휘자 박영민과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25일), 지휘자 제임스 저드와 대전시립교향악단(26일), 지휘자 이병욱과 인천시립교향악단(29일) 공연 등이 이어진다. 축제 피날레는 지휘자 데이비드 리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맡는다. 코리올란 서곡을 시작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삼중 협주곡을 선보인다. 조은화 독일 한스아이슬러 음대 교수가 작곡해 2018년 독일문화원 개원 50주년 연주회에서 초연된 베토벤 오마주 작품 ‘tantôtlibre, tantôtrecherch’(때로는 자유롭고 때로는 원했다)도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연주된다. 서울모테트합창단도 함께해 합창 환상곡 c단조를 올릴 예정이다.
오전과 낮에는 마티네 공연이 축제를 꾸민다. 18일에는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엔리코파체, 19일에는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연주자로 나선다. 23일에는 체임버뮤직데이로 꾸며져 총 3회에 걸쳐 다양한 베토벤의 실내악 연주가 열린다. 에스메콰르텟과룩스 트리오, TIMF 앙상블, 룩스 트리오가 피아노 에스메콰르텟, 테너 김승직, 트리온 가온 등이 나선다.
26일에는 예술감독 크리스토프포펜이 바이올린을 맡고, 김태형이 피아노를 맡아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D장조, 제5번 F장조 ‘봄’, 제7번 c단조 연주를 선보인다. 30일에는 서울튜티챔버오케스트라와 예술감독 크리스토프포펜, 바이올리니스트 고소현이 함께 헌당식 서곡,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 제1번 G장조,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망스 제2번 F장조, 교향곡 제8번 F장조를 연주한다.
클래식 레볼루션의 저녁 공연 티켓 가격은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이다. 마티네 체임버 공연 가격은 R석 4만원, S석 3만원으로 정해졌다. 기호에 따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패키지도 마련된다. 티켓은 5월 13일 롯데콘서트홀 빈야드 회원을 대상으로 먼저 열리며, 5월 20일 일반회원을 대상으로 오픈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