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퇴치에 매진하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프(MS) 창업자가 빠르면 1년 내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는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파리드 자카리아의 GPS’에 출연해 “모든 계획이 완벽히 진행된다면 1년 안에 코로나19 백신 대량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람들에게 너무 높은 기대감을 주지 않기 위해 나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계속해서 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최대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세계 두 번째 부호로 꼽히는 게이츠는 자신이 운영하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시사 풍자프로그램 ‘데일리 쇼’에 출연해 “게이츠 재단이 유망한 백신 후보물질 7가지를 선정한 후 각각의 물질마다 생산 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이츠는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당분간 코로나19 퇴치에 전적으로 집중하겠다는 뜻을 공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말라리아, 소아마비 등의 대응에 집중했던 게이트 재단을 코로나19 퇴치에 주력하도록 바꿨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게이츠 재단의 보유기금은 400억 달러(약 49조)가 넘는데 이미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약 2억5000달러(약 2453억)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되는 목소리도 여러 차례 냈다. “중국 중심적인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각을 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그는 “WHO는 분명 매우 중요하며 코로나19 사태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NN인터뷰에서 “검사 횟수에만 연연해서는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횟수에만 집중하는 것의 배경에 지금까지 검사 시스템에서 발생한 실수와 불협화음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취지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금 미국의 검사 횟수가 500만 회를 넘어섰고 이는 어떤 나라보다도 많다”는 트윗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