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펜싱 선수 여전히 ‘양성’…한 달 넘게 치료 중

입력 2020-04-27 15:14 수정 2020-04-27 15:15
한국 선수(왼쪽)가 지난달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여자 에페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프랑스 선수를 상대로 공격에 성공하고 있다. MTI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선수 3명 중 마지막 확진자인 C씨(36)가 한 달 넘게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진천선수촌 재입촌 날짜를 확정했지만, 전 종목 중 유일하게 확진자가 발생한 펜싱은 입촌에 신중을 기한단 방침이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27일 “충남 태안에 방문했던 C씨가 현재 증상은 없지만 검사에서 계속 양성이 나와 충북 청주의 한 병원에서 한 달 넘게 치료받고 있다”며 “먼저 확진된 A씨(25)와 B씨(35)는 완치된 지 20일이 지난 상태”라고 밝혔다.

C씨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랑프리에 참가한 뒤 지난달 15일 귀국해 휴가를 받고 지인과 함께 17일 태안의 한 펜션에 방문했다가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다. 휴가 기간이었지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시기였기에 경솔한 여행 결정에 비판도 많았다. 다만 올림픽 출전을 위한 대표팀 내 치열한 랭킹 경쟁을 벌이고 돌아와 또 다시 지난달 18일부터 홀로 격리 치료를 견뎌내고 있는 C씨의 상황도 녹록치는 않다.

펜싱협회 관계자는 “C씨는 올림픽 개인전 출전을 두고 대표팀 내 다른 두 선수와 랭킹포인트 4점 이내로 경쟁을 벌이던 선수”라며 “치열하게 운동하던 상황에서 기약 없는 완치만을 바라보며 병원에서 홀로 견디고 있어 많이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펜싱협회와 대표팀에선 집단 확진 이후 A~C씨를 대상으로 매일 2번씩 몸 상태를 확인해 왔다. 울산에서 확진된 A씨와 경기 남양주에서 확진된 B씨는 4월 초 완치돼 퇴원했지만, 혹시 모를 감염 확산에 신중을 기한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펜싱을 다음달 11일 진천선수촌 1차 재입촌 대상 종목으로 포함시켰다. 지난달 26~27일 선수들을 퇴촌시키고 진행한 내부 방역 작업을 완료한 뒤 다시 선수촌 문을 여는 것이다. 펜싱협회는 약 60여명의 대표팀 인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 13~14일 음성 판정을 받는 대로 입촌을 진행한단 계획이다. 다만 A~C씨는 5월 중하순까지 경과를 좀 더 지켜볼 방침이다. 펜싱협회 관계자는 “함께 생활하는 선수들이 불안해할 수 있어 10번이라도 검사를 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현재 실내 훈련장이 모두 폐쇄돼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다음달 4일 이후 입촌 전까지는 각 소속팀에서 선수 한 명 한 명 시간을 배정해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 입촌 뒤엔 6월 중순 예정된 종별선수권 대회 출전을 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