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속옷 이뻐요, 섹시…초1 담임교사 발언 정상인가요”

입력 2020-04-27 14:27 수정 2020-04-27 15:35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교 개학이 연기된 서울 세명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입학 축하 메시지만 붙어 있다. 연합뉴스

울산의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SNS로 온라인 과제를 내주면서 아이들을 향해 성적으로 부적절해 보이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한 커뮤니티에는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학부모 A씨는 자신을 초등생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밝히며 글과 함께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자기소개에 남긴 댓글, 이 때문에 제기한 민원에 대해 관할 교육청이 보내온 답변 등을 공개했다.

A씨는 “이상한 게 많지만 몇 가지만 추려서 올려본다”며 “(교사가) 지극히 정상인데 제가 과민한 건가요”라고 운을 뗐다.

해당 글에 따르면 A씨 자녀의 담임교사 B씨(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등교 개학이 미뤄지자 지난달 SNS 단체대화방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얼굴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 글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B씨는 아이들이 올린 자기소개에 ‘저는 눈웃음 매력적인 공주님들께 금사빠’ ‘미녀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남들까지…저는 저보다 잘생긴 남자는 쪼매 싫어한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반에 미인이 넘 많아요…남자 친구들 좋겠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A씨는 B씨 댓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국민신문고에 해당 내용을 신고했다.

신고를 넘겨받은 울산강북교육지원청은 “B씨가 입학식도 하지 못한 신입생들을 위해 나름대로 뜻깊은 준비를 하면서, 사진을 보고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칭찬의 의미로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표현의 댓글을 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칫 외모지상적이고 성적 표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댓글을 달았는데, 앞으로는 외모나 신체적인 표현을 삼가고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행동하겠다고 답변했다”는 조치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B씨는 최근 아이들에게 자기 속옷을 스스로 빨래하는 사진을 올리라는 주말 효행숙제를 내주면서 ‘OO이 이쁜 잠옷. 이쁜 속옷(?) 부끄부끄’ ‘울 공주님. 분홍색 속옷. ^^ 이뻐여’ 등의 댓글을 적었다.

부적절한 과제가 이어지자 A씨는 “교육청에 신고해서 반성한다는 답변도 받았는데, 댓글을 전혀 지우지도 않더니 또 이러길래 글을 올렸다”고 했다. 이어 A씨는 B씨의 과제에 대해 울산교육청에 문제제기를 냈다.

이와 관련해 울산교육청은 국민일보에 “B씨의 ‘주말 효행숙제’와 관련된 부적절한 표현 사용에 대해 신고를 접수했다”면서 “B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감사를 한 뒤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가 올인 글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며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은 ‘설거지 도와드리기, 부모님 안마해드리기, 내 방 청소하기 등 좋은 것도 많은데 왜 하필 속옷이냐’ ‘시키기만 했으면 그렇다 쳐도 속옷 빨래 사진을 왜 올리도록 하는지 모르겠다’ ‘교사가 초등학교 1학년 아이한테 섹시하다는 표현을 쓰는 거나 속옷을 빨래하는 사진을 올리게 하는 것 등은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A씨가 올린 게시글은 일부 학부모 항의를 받아 글을 제외한 SNS 캡처 사진들은 삭제된 상태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