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나홀로 ‘청정지역’을 선포하고 나섰다.
마지막 환자 12명이 완치돼 모두 퇴원했지만, 바이러스가 남긴 생채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중국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2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우한의 코로나19 환자 12명이 모두 퇴원했다. 딩모(77)씨가 두 차례 검사에서 차례로 음성 반응이 나오며 입원 환자 수가 0이 된 것이다. 퇴원자들은 “가족이 너무 그리웠다”, “바깥 공기가 정말 신선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미펑 대변인도 전날 “우한과 중국 각지에서 온 의료진의 노력 덕분에 우한 병원에서 치료받는 코로나19 환자는 4월 26일 현재 한 명도 안 남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8일 입원 환자가 3만8020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두 달여 만에 모두 완치된 것이다.
우한에서는 지금까지 5만명 넘는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4600여명이 숨졌다. 지난 1월 23일부터 76일간 도시를 봉쇄했고, 지난 8일에야 조치가 풀렸다.
신화통신은 이를 두고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지역 전파가 기본적으로 억제됐다는 또 다른 증거이자 우한에는 하나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가 코로나19 발원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우한을 사실상 청정지역으로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중국은 정보 은폐와 피해 보상 등을 이유로 송사에 휘말리는 등 세계적인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 내에서 미주리주·미시시피주 등 주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집단 소송이 줄을 잇고, 독일 등 유럽에서도 중국 정부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성토하고 있다. 경제·외교적 관계를 의식해 비판을 자제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중국이 바이러스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전 세계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환자 유입으로 인한 2차 유행을 막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과제다. 중국 정부는 무증상 감염자를 코로나19 통계에 넣지 않지만 전날 하루에만 25명이 발생했다. 지난 25일에는 우한에서만 19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새로 확인되는 등 의학관찰 중인 무증상 감염자는 5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