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홈런 치는 투수’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올 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개막하면 투타겸업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불펜 피칭으로 몸을 예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진 메이저리그 개막은 오타니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27일 “빌리 에플러 LA 에인절스 단장이 미국 MLB네트워크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오타니의 마운드 복귀 준비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에플러 단장은 “오타니가 매주 2회씩 72m 거리를 두고 공 35개를 던지는 불펜 피칭을 소화하고 있다”며 “전력투구는 아니지만 80~85%의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017년 12월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에인절스로 이적해 메이저리그로 입성했다. 에인절스는 투수를 타선에 넣지 않는 아메리칸리그 소속팀이다. 오타니는 정통파 파이어볼러와 파워히터의 능력을 모두 갖췄지만, 선발 등판하는 날만은 타격보다 투구에 집중할 생각으로 아메리칸리그를 고집했다. 에인절스는 계약금 231만5000달러(약 28억5000만원)에 6년 계약을 맺는 사실상 ‘헐값’에 오타니를 들여왔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8년에 투수로 10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타자로 104경기에서 22홈런 타율 0.285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해 시즌을 끝내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타자로만 활약했다. 투수로 등판 없이 타자로만 106경기에서 18홈런 타율 0.286을 작성했다.
메이저리그는 당초 지난달 27일에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됐다. 이미 한 달을 지연한 개막은 되레 오타니에게 기회가 됐다. 오타니는 불펜 피칭에 임하면서 타자를 직접 상대하는 실전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개막은 한때 7월까지 미뤄지는 듯 했지만, 잠정된 5월 중순 이후로 다시 논의되고 있다.
에플러 단장은 “5월에도 로스앤젤레스의 외출 금지가 계속되면 오타니가 어떤 방식으로 라이브 피칭을 할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