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세월호 7시간’ 비판에 트럼프가 한 말

입력 2020-04-27 10: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V에만 빠져있다’는 미국 언론의 지적에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이라고 반격했다. 관저에서 TV 뉴스를 보다 낮에야 집무실에 도착한다는 일명 미국판 ‘세월호 7시간’ 비판에 자화자찬으로 맞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를 알고 우리나라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역사상 가장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안다“며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며, 아마도 첫 번째 임기의 3년 반 동안 역사상 그 어느 대통령보다 더 많은 것을 이뤄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한다. 수개월간 (미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 출항식을 제외하고는 무역 합의와 군 재건 등을 챙기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휴일에 ‘폭풍 트윗’을 날리며 발끈한 것은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 때문이다. NYT는 지난 23일 ‘백악관 나홀로:심통난 대통령, TV를 변함없는 벗 삼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국면인 요즘 오전 5시면 일어나 관저 침실에서 폭스뉴스, CNN, MSNBC 등을 몇 시간 동안 마라톤으로 시청한 뒤 낮에야 집무실에 도착한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일주일에 7일간 진행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이 끝나면 집무실 밖 사적인 식사 공간에서 또다시 TV를 시청한다고 했다. 이때 여러 명의 참모가 합류해 하루를 정리하고 브리핑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데 감자튀김과 다이어트 콜라와 같은 ‘위안이 되는 음식’이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가 나의 업무 일정 및 식습관에 쓴 허위 기사를 읽는다.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삼류 기자에 의해 쓰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종종 집무실에 밤까지 머물며 ‘내가 화가 나서 햄버거와 다이어트 콜라를 침실에서 먹는다’는 기사를 읽는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항상 망연자실해 한다”며 언론이 무엇이든 자신을 깎아내리려 한다는 식으로 열을 올렸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기자회견를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평소에도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비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완전히 틀린 것으로 드러난 러시아에 관한 기사로 노벨상을 받은 모든 기자는 언제가 돼야 그들의 소중한 노벨상을 진실한 기자들과 언론인들에게 돌려줄 것인가”라며 “나는 매우 종합적인 명단을 위원회에 줄 수 있다. 노벨위원회는 언제 그 상의 반환을 요구할 것인가.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은 되레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저널리즘상인 퓰리처상과 노벨상을 헷갈리는 것도 모자라 오탈자를 낸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퓰리처상과 노벨상을 혼동한 것 같다”며 “그나마 퓰리처상의 경우도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관련된 기사로 2개의 언론 기관이 수상했지만 어떤 기사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가 적은 ‘햄버거’ ‘노벨’ 등의 단어도 추후 바로 잡았지만, 철자가 잘못된 표기였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