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집약적인 대규모 정육 공장들이 운영을 멈추면서 몇 주 안에 세계적인 고기 부족사태가 올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전역 공급라인에 퍼지면서 돼지고기 생산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미국 내 최대 규모의 가금류 육가공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세계 1위 닭고기·소고기 수출국인 브라질도 최대 정육 회사 JBS SA가 운영하는 가금류 공장을 폐쇄했다. 캐나다에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가금류 공장 등 주요 공장이 운영을 중단했다.
여전히 미주 전역에서 수백개 육가공 공장이 가동 중이지만, 갈수록 공급 체인이 붕괴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조만간 전 세계가 고기 부족 사태를 맞이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경고했다.
미국, 브라질, 캐나다 3국은 전 세계 고기 유통의 약 65%를 차지한다.
미 덴버 소재 컨설팅회사 글로벌 애그리트렌즈의 브렛 스튜어트 회장은 “완전히 전례 없던 사건”이라며 “생산자는 모든 걸 잃고, 소비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며, 식당들은 1주 만에 갈아놓은 소고기 공급이 달리는 등 모두 패배하는(lose-lose)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육류 공장 셧다운 소식은 잇따르고 있다.
세계 1위 돼지고기 생산업체 스미스필드 푸즈는 지난 24일 미 일리노이주에 있는 공장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 호멜 푸즈는 미네소타 소재 칠면조 공장을 닫기로 했다. JBS도 위스콘신주의 소고기 공장을 운영 중단시켰다.
이런 가운데 고깃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돼지고기는 1주 내 29%나 올랐다. 2012년 이후 주간 단위 기준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육가공 공장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빨리 퍼진 탓에 더 많은 공장이 봉쇄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작업 여건상 동료와 어깨를 맞대야 하는 데다 공장 직원 중 상당수가 이민자들로 매우 밀집된 주거 환경에 머물다보니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