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스 “트럼프, (지시 아니라) 생각 말한 것”
“우리가 해야 할 일 놓치고 있어” 우려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치료법으로 돌발적으로 내놓은 ‘살균제 인체 주입’ 논란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2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둔하는 데 주력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컨트롤타워가 본연의 업무인 코로나19 대응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실수’ 수습에 더 바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살균제 인체 주입’ 논란이 확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이 되고 코로나19 대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논의하는 데 시간을 써야하고, 뉴스 때마다 계속 이를 비판하는 것이 괴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과정에 오해가 있다”면서 언론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했다.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발언 당시) 윌리엄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국장과 표면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이는데 자외선과 살균제의 효능 연구에 대해 대화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것(트럼프 발언)이 ‘생각을 말하는 것(musing)’이었다고 분명히 여겼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국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살균제에 노출되는 빨리 죽는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던 인물이다.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에게 살균제 주입을 지시하거나 권유한 것이 아니라 브라이언 국장에게 ‘살균제 주입이 약효가 있지 않을까’는 하는 생각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벅스 조정관은 이어 “나는 미국인 계속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의 더 큰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살균제 인체 주입’ 논란이 과도하게 확산되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벅스 조정관은 NBC방송에 출연해선 “고무적인 징후들이 있지만 경제 활동 재개는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주사로 살균제를 몸 안에 집어넣는 방법 같은 건 없을까”라며 황당한 말을 꺼내 거대한 비판을 자초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해오던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을 25일에 이어 26일에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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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