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2구가 모두 한국인 교사 실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눈사태로 실종된 지 꼭 100일 만이다.
26일 충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네팔 군경과 현지 주민은 이날 안나푸르나 사고 현장에서 남성과 여성 시신 각 1구씩을 수습했다. 현지 주민 수색대장은 전날 오후 3시쯤 사고 현장을 모니터링하다가 시신 2구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고 이날 오전 시신 수습이 이뤄졌다.
충남교육청 측은 “시신 2구는 남교사 1명과 여교사 1명으로 확인됐다”며 “발견된 시신 2구에서 나온 여권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신원은 가족의 간곡한 요청으로 밝히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수습된 시신은 헬기로 인근 포카라를 경유, 수도 카트만두 소재 국립 티칭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포카라에 머물던 충남교육청 관계자들과 실종자 가족 1명도 카트만두로 이동, 유류품과 신원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실종된 4명은 이모(56·남), 최모(37·여), 김모(52·여), 정모(59·남) 교사다. 이들 교사 4명은 지난 1월 17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해발 3230m)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 전날 데우랄리에 도착한 충남교육청 교육봉사단 9명은 산장에서 1박을 한 뒤 기상악화로 발길을 돌려 하산하던 길이었다.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며 굉음과 함께 눈사태가 일행을 덮쳤다.
6m정도 앞서가던 선두그룹 4명의 교사와 현지인 가이드 등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나머지 교사와 일반 등반객들은 다른 가이드 안내에 따라 허겁지겁 다시 산을 올라 데우랄리 산장으로 되돌아왔다. 산장에서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나머지 교사 일행은 다음날 출동한 구조헬기에 의해 무사히 안전지대로 내려올 수 있었다.
사고 직후 시작된 한국 구조팀과 네팔 군경은 대규모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기상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 1월 24일 공식 수색은 중단됐고 최근 기온이 올라 현장의 눈이 녹으면서 시신들이 발견됐다. 현지 군경과 주민은 이번에 시신이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수색을 하고 있다.
홍성=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