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에잇이 선수 불공정 계약서 등의 문제를 일으킨 뒤 조치받은 ‘징계사항’을 근래 이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대두될 당시 사내 이사로 있던 인물이 버젓이 경영진에 합류하는 등 책임자의 범위가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엇 게임즈측은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스틸에잇은 지난 24일 “LCK 운영위원회에서 받은 징계사항을 이행 완료했다”면서 경영진 사퇴 및 보유 지분 청산, 새로운 경영진 구성, 팀 그리핀의 벌금 1억원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서경종 전 대표 등 관련 경영진은 지난해 12월 말께 사퇴하고 스틸에잇과 그리핀이스포츠는 새롭게 선임된 대표이사 체제를 갖췄다고 한다. 또한 지난 1월 23일 벌금 1억원을 한국이스포츠협회에 납부하고, 사퇴한 전 경영진이 보유했던 스틸에잇과 그리핀에 대한 지분 및 소유권, 권리는 현 스틸에잇 주주단에 지난 20일 모두 양도됐다.
지난해 11월 27일 LCK 운영위원회는 “(불공정 계약 등의) 논란에 대한 책임은 스틸에잇 경영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서경종 대표를 비롯한 스틸에잇의 관련 경영진 전원이 그리핀에 대한 경영관계를 전부 정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조치사항을 공지했다. 이들은 “관련 경영진은 즉시(2019년 내) 사퇴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하여야 하며, 2020 LCK 스프링 이후 진행되는 승강전 시작 하루 전까지 현 경영진의 스틸에잇 및 그리핀에 대한 지분도 모두 청산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약 위 조건을 기간 내에 이행하지 못할 시, 그리핀의 LCK 및 챌린저스 코리아 참가자격은 자동 박탈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문제를 일으킨 책임자 규명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스틸에잇의 새로 출범한 경영진을 보면 불공정 계약 등 문제가 대두됐던 당시 회사에서 CFO나 이사 등의 직함을 가졌던 이들로 구성돼있다. 문자상의 조치를 이행했지만 경영진의 청산이 이뤄졌는지는 기준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지난해 스틸에잇 주주단은 징계사항에 명시된 문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틸에잇의 최근 조치는 아직 라이엇 게임즈의 정식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스틸에잇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해 외부 법무법인을 통해 이상이 없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를 일으킨 경영진의 완전한 정리를 조건으로 명시했던 만큼 조치가 불성실할 경우 시드권 박탈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틸에잇의 조치는) 매우 지엽적이다”면서 “당시 세간에 회자됐던 일부 경영진의 사퇴로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틸에잇에서 사퇴했다는 경영진 중 일부가 근래에도 중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업계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고 있는데 오간 내용들을 보면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