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용돈만 보내요” 코로나19 속 가정의 달

입력 2020-04-26 14:35
5월 어버이날에 부모님에게 가장 많이 드리는 꽃 '카네이션'. 카네이션이 꽃말은 존경과 사랑이다. 픽사베이

서울에 사는 40대 맞벌이 A씨 부부는 매년 5월 지방에 있는 양가 부모님 댁을 찾았다. 어버이날을 맞아 문안 인사도 하고 가족들이 여행하기도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걱정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은행 계좌로 용돈만 보내기로 했다. A씨는 26일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긴 했지만 가는 우리나 맞는 부모님이 아무래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가정의 달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로 5월 가족 모임 계획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대부분 당분간 안 만나고, 덜 모인다는 얘기다. 만날 때는 외부보다는 집에서 만나고, 만나지 못할 경우엔 영상통화를 하거나 돈만 부친다는 이들도 있었다.

설문조사 그래픽. 잡코리아 제공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는 최근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2593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가족모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직장인들에게 코로나19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은 가족모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물은 결과 직장인 67.3%가 ‘코로나19로 예년과 달리 바뀐 것이 있다’고 답했다.

달라졌다고 답한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복수 응답 문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만나지 않고 각자 보내기로 했다’(52.8%)고 했다. ‘예년에 비해 가족모임 횟수를 줄여 최소화하기로 했다’는 응답도 42.4%였다. ‘여행을 하거나 외식을 하는 대신 직접 요리하거나 배달음식을 먹는 등 집안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응답도 31.2%로 비교적 높았다.

‘밥만 먹고 헤어지는 등 만나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17.3%)’, ‘온 가족이 만나는 대신 대표로 몇 명만 만나기로 했다(4.9%)’는 응답도 있었다. ‘영상통화로 대신한다’, ‘돈만 부친다’, ‘기약 없이 만남을 미룬다’ 등의 응답도 일부 있었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예년과 비슷하게 보낼 것’이라는 응답은 23.7%에 그쳤다.

물장난치는 어린이들. 5월 5일 어린이날은 직장인들이 5월 기념일 중 중요하게 여기는 기념일 설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픽사베이

직장인들이 5월의 기념일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날은 어버이날(8일, 80.6%)이었다. 어린이날(5일, 30.6%)은 2위를 차지했다. 스승의 날(15일, 9.6%), 부부의 날(21일, 6.7%), 성년의 날(18일, 2.8%) 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지난 20일 직장인 2042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월 가족 관련 예상 경비는 4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8만원 감소한 수치였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