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씨름인 스모에서 6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첫 확진자 발생 보름 만에 집단 감염 수준으로 확산됐다. 스모 하계 정규대회인 나쓰바쇼(夏場所)의 취소가 거론되고 있다.
일본스모협회는 25일 “선수 6명이 전날 유전자 증폭 검사(PRC)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했다”고 밝혔다.
스모는 일본의 국기(國技)다. 매년 6차례 정규대회를 개최하는데, 나츠바쇼는 5월에 개최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관전하고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던 경기가 바로 나츠바쇼 결승전이다. 이 대회는 올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스모의 첫 확진자는 지난 9일에 발생했다. 해당 확진자는 지난 4일부터 발열, 각혈 증상을 나타내 병원 진단을 받는 과정에서 음성이 양성으로 뒤집히는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로부터 15일 뒤인 지난 24일 하루에만 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스모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몸을 밀착하는 종목의 특성, 숙소에서 집단으로 훈련하는 선수단 운영 방식이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나쓰바쇼에 대한 취소 여론은 높아지고 있다. 재일교포 2세인 일본의 야구 영웅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은 이날 고정출연 중인 TBS 아침방송 ‘선데이 모닝’에 출연해 “하계대회 취소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며 “스모는 여러 선수가 함께 생활하고 있어 감염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장훈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일본 체육계 원로로서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정부에서 한때 머뭇거렸던 2020 도쿄올림픽 연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호치는 “복수 감염은 심각한 사태”라며 “다음달 24일 료고쿠 경기장에서 개막하는 나쓰바쇼가 취소될 위기”라고 보도했다. 요코즈나 출신인 시바타 야마 일본스모협회 홍보부장은 스포츠호치에 “개최와 관련해 무엇도 결정되지 않았다”며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개최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