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출석 앞두고… ‘무릎 꿇은 전두환’ 동상, 광주로

입력 2020-04-26 10:51 수정 2020-04-26 11:15
25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에서 5·18단체 관계자가 '전두환 치욕 동상'을 때리고 있다. 5·18단체는 오는 27일 전씨가 사자 명예훼손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광주지법 앞에 이 동상을 설치해 엄중한 처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연합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법정 출석을 앞두고 5·18 단체가 절제된 모습으로 전씨의 엄벌을 촉구하기로 했다.

27일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전씨가 광주지법에 출석하는 이날 오후 법원 출입구에 모여 전씨의 사과와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5·18기념재단 측은 26일 집회를 준비하며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전씨의 진심 어린 사과와 응당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뒤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5·18 유족회 회원 가운데 희생자 어머니들은 하얀상복을 입고 법원 정문 한쪽에 모여 피켓 시위를 한다.

다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서로 간격을 두는 등 방역 기준을 지키며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에 ‘무릎꿇은 전두환 동상’이 도착하고 있다. 5·18단체는 오는 27일 전씨가 사자 명예훼손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는 광주지법 앞에 이 동상을 설치해 엄중한 처벌을 촉구할 예정이다. 연합

지난해 서울 광화문광장에 등장했던 ‘무릎꿇은 전두환 동상’도 재등장한다.

5·18단체들은 전씨 출석일에 맞춰 광주지법 앞에 동상을 전시하는 등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무릎꿇은 전두환 동상’은 2019년 12월 전두환 신군부가 일으킨 12·12군사 반란 40년을 맞아 5·18단체들이 제작했다. 단체들은 시민들에게 동상을 발로 차거나 때리도록 했다.

5·18단체는 이 동상을 별도로 제작한 감옥 조형물에 넣어두고 전씨의 구속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계획하고 있다.

전씨가 법정에 출석하고 난 뒤에는 법원 정문에 방송 차를 이용한 발언대를 마련해두고 5·18 관계자와 학생·시민들이 자유발언 시간을 갖는다.

이 자리에선 전씨에 대한 규탄은 물론 5·18 왜곡과 진실규명 등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을 마친 전씨가 법원을 나설 때도 5·18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제자리를 지키며 피켓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해 전씨가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설 때 전씨에게 “사과하라”며 항의하는 유가족들이 모여들면서 혼란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지양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람들이 뒤섞이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강제로 군에 징집당한 피해자 단체도 이날 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