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한 견제의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6일 오전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이) 정치판에서 개혁 운운하며 노욕을 채우는 것은 더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우리당 언저리에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비상대책위원장 적임자라고 밝혔지만 막상 그가 비대위원장으로 확정되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체제에서 젊은 기수론을 부각하며 홍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제동을 걸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만 방자한 김 전 위원장이 당에 들어오면 우리당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본인이 부인한다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때 수사 비화를 더 밝힐 용의가 있다”고 폭로했다.
홍 전 대표는 “김종인 전 경제수석의 주임검사는 함승희 검사였는데 함 검사는 검사 2년 선배로 강단과 실력을 갖춘 특수통 검사였다”면서 “당시 나는 슬롯머신 연루 검찰 고검장들 수사를 위해 대검에 파견 나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 전 수석을 소환해서 밤샘 수사를 했어도 자백하지 않는 그에게 함 검사가 아침에 조사실을 나오면서 ‘홍준표가 대검(에) 파견 나와 있다. 홍 검사가 조사하러 올 것인데 그는 조폭수사 전문이라서 거칠게 수사한다’고 겁을 주었다”며 “내가 들어가 보니 김 전 수석은 상당히 긴장해 있었고 그에게 ‘가인 김병로 선생 손자가 이런 짓을 하고도 거짓말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뻣대면(버티면) 뇌물 액수가 더 크게 늘어날 건데 지금까지 추적한 것으로 끝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며 “단 두 마디에 밤새 뻣대던 그가 잠시 생각하더니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함 선배에게 바로 보고 하고 입회 계장이 즉시 자백 조서를 받은 것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의 전말”이라며 “나는 2012년 2월 박근혜 비대위에 김 전 수석이 나의 공천 문제 시비를 걸 때도 같은 말을 한 일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더 이상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 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당 저당 오가면서 전무후무할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느냐”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