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적어도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25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그러나 “이 열차의 존재가 북한 지도자의 행방을 입증하거나 그의 건강에 대해 어떠한 것도 시사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김 위원장이 북한 동부 해안의 엘리트 지역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전했다.
이 열차가 정차한 역은 김정은 가족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원산에는 휴양시설이 있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길이 약 250m인 이 열차는 부분적으로 기차역의 지붕에 가려진 상태로 정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열차는 지난 15일 위성사진에선 보이지 않았지만 21일과 23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모두 관측된다고 38노스는 전했다.
이 열차는 21일 이전에 이 역에 도착했으며 23일에는 출발을 위해 위치를 조정한 것처럼 보였으나 언제 출발할지에 대해선 어떤 시사점도 없는 상태다.
원산의 휴양시설에는 9개의 대형 게스트하우스와 하나의 레크레이션 센터가 있다. 중심부에는 2014년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직후 건설된 대형 건물이 있다. 방어를 받는 항구와 사격장, 그리고 김 위원장의 대형 요트 정박장으로 추정되는 덮개 달린 소형 부두도 있다.
역 근처에는 경비행기 사용을 위한 작은 활주로가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김 위원장의 취미인 승마를 위한 트랙으로 개조됐다.
38노스는 “김 위원장과 관련해 가장 최근에 보도된 공개 행보는 북한 서쪽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공항에서 공군을 시찰했던 것”이라며 “사진과 위성사진들은 그곳이 평양 북동쪽으로 50㎞ 떨어진 순천비행장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군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지난 12일 보도한 내용을 의미한다.
앞서 일본 산케이신문과 도쿄신문은 지난 23일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인 평양을 피해 강원도 원산 별장으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원산에 정차돼 있다는 사실 만으로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설을 입증하기는 무리라는 반론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미국 CNN방송이 김 위원장이 수술 이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한 이후 김 위원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듣고 있다”면서 “그 보도는 부정확한 보도라고 한다. CNN이 한 허위 보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