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 교차로에 이르는 1.5㎞의 세종대로가 걷기 편하고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서울의 ‘샹젤리제’로 새롭게 태어난다. 2~3개 차로를 축소해 보행공간과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하고, 대한문 앞 역사문화광장은 2배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도로 공간 재편사업의 핵심인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 교차로 1.5㎞ 구간 공사를 5월 착공해 올해 말 완료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도로공간 재편사업은 차로 수나 폭을 줄이고 이를 통해 확보된 공간에 보행안전시설, 편의시설, 자전거 등 녹색교통, 공유교통공간 등을 만들어 자동차 중심의 교통환경을 사람 중심으로 혁신하는 사업이다.
우선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 구간이 기존 9~12차로에서 7~9차로로 축소된다. 차도가 축소된 자리에는 서울광장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1만3950㎡)이 생기고, 세종대로 전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된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2021년 완공될 한강대로 자전거도로 조성사업과 연계해 도심에서 한강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전거 네트워크가 구축될 예정이다.
새롭게 확보되는 보행공간에는 도심의 푸르름을 더해줄 이팝나무, 느티나무, 청단풍 등 19종의 다양한 나무들이 자리 잡게 된다. 다양한 높이의 관목, 초화류 등이 어우러지는 다층식재 녹지대도 3328㎡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에는 단풍나무 숲,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소나무 숲 등 명소별로 자기만의 색깔을 입힌 숲 조성 계획을 수립해 다채로운 경관을 형성한다. 북창동 앞 보도처럼 폭원이 넓게 확보되는 공간에는 기존 은행나무 가로수 옆으로 이팝나무를 새롭게 식재해 가로수 터널을 조성한다. 숭례문 앞 광장에는 느티나무 숲을 조성해 여름에는 관광객에게 청량한 나무그늘을 제공한다.
시는 보행길 각 지점별로 특색 있는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반영한 가로수 보호판, 방호울타리, 디자인벤치 등을 설치해 편리하면서도 품격 있는 보행·쉼터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한문 앞 보도는 최소 6m 이상 넓어져 현재 580㎡ 규모의 역사문화광장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역사문화광장과 인근 정동길을 연결한 역사문화 이벤트가 운영되고, 정동 근대역사길 등 대한제국 역사와 서울의 근현대 역사를 재조명하는 보행코스가 개발된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365일 ‘차 없는 거리’로 변화하는 덕수궁길과 연계해 보다 많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또한 덕수궁 돌담길의 연결을 완성해 ‘걷고 싶은 거리, 서울’의 대표적 명소로 거듭나게 된다.
이와 함께 숭례문 주변으로 500㎡의 보행공간이 신설되고, 남대문시장으로 가는 횡단보도가 이설돼 보행 접근성이 개선된다. 남대문시장 앞 광장은 푸르름이 가득한 공원으로 변모한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공간재편 이후 보행길로 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 ‘삼각 상권벨트’를 조성해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걷는 도시, 서울’ 종합계획의 71개 사업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객은 7년 간 8.6% 증가하고, 유동인구는 1년간 25.7%, 연간 매출액은 8.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세종대로는 오랜 시간 우리나라를 대표해온 중요한 공간이다. 이번 재편사업을 통해 광화문부터 숭례문을 거쳐 서울로7017까지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을 상징하는 서울 대표 보행길로 확고한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