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늦둥이들, ‘악(樂)인전’으로 인생 2막 ‘활짝’

입력 2020-04-24 17:37 수정 2020-04-24 17:51
KBS 제공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음악 늦둥이’ 스타들이 레전드 음악인들과 만나 인생 2막을 연다.

KBS 2TV 신규 예능 ‘악(樂)인전’ 제작발표회가 24일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는 박인석 PD를 비롯해 출연진 이상민, 김숙, 김요한, 문세윤이 참석했다.

‘악인전’은 음악인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음악에 열정이 있지만 방법을 몰랐던 음악 늦둥이들의 음악 여정을 담았다.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프로듀서로 90년대 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던 이상민이 낙점됐다. 16년 만에 예능을 통해 음악 제작에 도전하는 그가 샵·디바·샤크라·컨츄리 꼬꼬를 넘어서는 아티스트를 탄생시킬지 관심이 모인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연출했던 박인석 PD는 “음악을 잘하는 사람, 음악을 잘했던 사람, 음악을 잘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며 “음악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음악 늦둥이들이 음악 레전드를 만나 새로운 음악 인생을 접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와 차이점을 설명하면서는 “음악을 소재로 하는 건 똑같지만 이번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며 “전작은 하나의 팀에 집중했다면 이번 프로그램은 그보다 다양한 조합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PD는 이상민을 프로듀서로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그만큼 기구한 분이 또 있을까 싶었다”며 “음악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최적화됐다. 미팅했을 때 부담스러울 정도로 진지했는데, 거기에 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핏 보면 ‘재미있는 사람들을 모았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토리가 있는 걸 좋아한다. 증명할 수 있는 음악 욕심과 갈증이 있는 사람을 모았다. ‘뭔가 되겠어?’ 싶지만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며 “서로 다른 음악 장르 간의 조합·서로 다른 사람 간의 조합을 통해 엄마와 딸이 좋아하는 가수가 함께 만나는 모습을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악을 기반으로 한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리얼리티를 여과 없이 보여드리려고 한다”며 “음원 1위보다는 멤버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코로나19가 일찍 종식된다면 팬들과 만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의 소회는 남달랐다. 그는 “아직 음악적으로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라고 생각해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재미보다 의미를 찾으려고 했지만 하다 보니 너무 재밌어서 당황했다”면서도 “이 프로그램은 내게 절대 예능이 아니다. 난 음악을 하러 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민은 예능인이 아닌 음악인 입장에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이다. 그는 “내게 있어 음악은 언제나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장르”라며 “음악 프로듀서로서 삶을 살았고 같이 했던 동료들이 지금은 높은 위치에 있다. 내게 음악은 예능으로 접근할 수 없는 장르”라고 강조했다.

출연자들도 이상민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문세윤은 “예전에 룰라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레전드와 일하게 돼 영광”이라며 “그때는 우량주였는데 지금은 저평가됐다. 이상민을 다시 우량주로 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세윤의 출연 소감도 진지했다. 그는 “예전 내 생활기록부를 봤는데 3년 동안 장래희망란에 가수라고 써놨더라”라며 “그때 왜 포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돌아보면 그냥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 음악적인 갈증이 있기에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10시55분 첫 방송.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