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미약 주장? ‘우울증약’ 강조한 전주 살인 용의자

입력 2020-04-24 16:16
지난 14일 전주의 한 원룸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이고 실종된 여성으로 추청되는 변사체가 발견된 23일 전북 진안군 성수면의 한 다리 밑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시체를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살해’ 사건 피의자가 시신 발견 이후에도 계속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남성 A씨(31)는 전날 유치장에서 가진 경찰과의 면담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은 피해 여성 B씨(34)의 시신이 발견된 날로, 이를 전하자 A씨는 “시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신 유기 장소를 다시 찾은 이유에 대해서도 “약을 먹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답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울증약을 먹었다” 등의 진술을 하며 자신이 심신미약 상태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말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A씨가 처음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 등에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추궁이 이어지자 진술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10시40분부터 이튿날 오전 2시30분 사이에 B씨를 살해하고 300만원 상당의 금팔찌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숨진 B씨의 지문을 이용해 통장에 있던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리기도 했다.

A씨는 이후 임실군과 진안군의 경계가 맞닿은 한 하천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 유기 직후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금팔찌와 현금은 아내에게 선물이라며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씨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이날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목 부분이 외부에 강한 압력에 눌려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