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지적에 발끈한 트럼프 "미국 검사량은 세계 최다"

입력 2020-04-24 15:59 수정 2020-04-24 16: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늘려야 한다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주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금도 충분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코로나19 검사를) 굉장히 잘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진단검사를 많이 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파우치 소장이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난 후에 이뤄졌다.

파우치 소장은 앞서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검사량뿐만 아니라 실제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역량을 대폭 키워야 한다”며 “검진 키트가 있어도 샘플 채취용 면봉, 추출 도구 등이 없으면 검사를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코로나19 검사를 필요한 만큼 해낼 능력이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not overly confident)”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의 인터뷰가 보도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는 브리핑에서 파우치 소장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나는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검사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2일에는 “미국은 대부분의 주지사들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재가동을 강력히 희망하는 트럼프는 그간 미국의 팬데믹 대처 능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해왔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산 코로나 검사 키트를 공수해오자 “백악관에 먼저 요청했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키트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에 연락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날 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