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참사’ 한국 교사들 이끈 네팔인 짐꾼 시신 찾았다

입력 2020-04-24 15:48
지난 22일(현지시간) 네팔 포카라관광경찰이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네팔인 가이드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실종된 한국인 교사들과 동행한 가이드다. 네팔 포카라관광경찰 페이스북 캡처

지난 1월 눈사태로 한국인 교사 4명 등이 실종된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일행과 동행했던 네팔인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실종자 수색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4일 주네팔 한국대사관과 네팔 포카라관광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사고 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이 네팔인 가이드의 시신을 발견했다. 남성은 한국인 일행이 고용한 이로 실종 당시 짐꾼(포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월 17일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3명(다른 그룹 소속 1명 포함)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지난 2월 말 네팔인 가이드 한 명의 시신이 발견됐지만 동행한 이는 아니었다.

현장에서는 한국인 실종자의 것으로 보이는 가방 등 유류품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이 한국인 실종자가 곧 발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이유다.

다만 구조당국 관계자는 한국인 실종자들은 네팔인이 발견된 지점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네팔인 시신 발견 지점은 사고 당시에도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았고 햇볕도 잘 드는 곳인 반면 한국인 실종자들의 매몰 추정 지점은 응달에 아직도 눈이 4∼5m가량 쌓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네팔 포카라관광경찰 페이스북 캡처

또 다른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다. 네팔 정부가 내린 국가봉쇄령에 군인과 경찰이 투입된 수색은 중단 상태다. 오는 27일 끝날 예정이던 봉쇄 조치는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은 사고 당시 눈사태로 눈과 얼음 무더기가 길가 계곡 아래까지 밀고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길옆 초입 부분은 눈·얼음 더미의 너비가 비교적 짧지만, 계곡 근처 하단으로 내려갈수록 넓게 퍼진 상태다. 현지 수색에 나섰다가 귀국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의 얼음과 눈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사고 직후 눈사태가 이어져 수색이 어려웠지만, 다행히 최근에는 기온이 오르고 비까지 내리면서 사고 현장에 쌓인 눈도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의 눈은 하루에 10∼15㎝가량 녹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당국은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 곧바로 헬기와 군인, 경찰 등 대규모 수색대를 투입할 계획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