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생당 의원이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설에 “험한 꼴 당하고 쫓겨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박 의원의 발언 2시간 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박 의원은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상적인 정치권에서 비대위원장은 지도체제를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해 주는 거다”라며 “김 전 위원장은 ‘관리형 비대위원장’을 안 하겠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박 의원은 이어 “하지만 2년 동안 비대위원장으로 전권 행사하면서 대선 발판을 마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5~6개월 후에 지방선거나 총선이 있다면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수습하고 공천권을 쥐고 칼질도 가능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친박 의원들 일부나 초선 의원들, 중진급 의원들도 ‘이거는 아니다’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같은 당내 반발을 근거로 “국회의원의 터진 입은 누구도 막지 못한다. 김 전 위원장이 험한 꼴 당하고 쫓겨날 수밖에 없다”며 “원로로서 존경받는 김종인으로 남아야 하는데 싸워서 쫓겨나는 김종인이 (연출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이 된다면 영국 보수당이나 노동당처럼 과감하게 세대 교체를 하고 당 대표를 선출해서 당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만들겠다, 전당대회의 권한을 전부 나에게 줘라까지는 가능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심 대행은 박 의원의 인터뷰 2시간 뒤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수락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이후 당 진로와 관련해 최고위원회와 당내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당헌 96조6항을 거론하며 “비대위 기간은 비상상황이 종료된 후 소집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된 때까지”라고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