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관사에도 안 왔다” 오거돈, 사퇴 직후부터 잠적

입력 2020-04-24 11:11
지난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11시 사퇴 기자회견 이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사와 자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경찰이 행방 파악에 나섰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부산시청 기자회견이 끝난 뒤부터 오 전 시장의 행방은 알려진 것이 없다. 그는 전날 오전 8시쯤 관사를 떠난 이후 다시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오 전 시장의 부인은 낮까지 관사에 머무르다가 자녀와 함께 나갔고, 같은 날 밤 관사는 경비실 등을 제외하고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관사 관계자들도 “우리도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관사 입주 전 오 전 시장 내외가 거주했던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에도 역시 오 전 시장은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도 행적 확인에 나섰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내사자가 됨에 따라 그의 위치 파악에 나섰다.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참고 있다. 연합뉴스

오 전 시장은 2018년 7월 1일 취임 이후 쭉 관사에서 생활해왔다. 관사는 통상 10일 이내로 퇴거하는 전례가 있어 조만간 오 전 시장의 짐이 모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사퇴 기자회견 며칠 전 개인 짐 일부를 미리 뺐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시장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저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며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