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1열’에서 국립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허난설헌-수월경화’에 이은 국립발레단의 두 번째 선물이다.
국립발레단은 24일부터 사흘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정기공연인 ‘안나 카레니나’를 온라인으로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18일부터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시작으로 침체한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동참하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는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공연 취소됐다. 2017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공연으로 첫선을 보였던 이 작품은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크리스티안 슈푹의 안무작으로,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를 원작으로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이 폭발하면서 가족과 자식, 명예까지 내려놓은 안나의 선택과 그로 인한 비극적 마지막을 발레로 표현했다.
작품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고위 공무원 카레닌의 아내 안나와 장교 브론스키의 불꽃 같은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둘의 사랑에서 인간의 욕망과 삶을 그렸다. 섬세하면서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이 특히 인상적이다.
안나는 브론스키 앞에서는 격렬하고, 사랑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결혼한 카레닌 앞에서는 단호했다. 극은 시종일관 모노톤이지만, 안나의 감정 소용돌이에 따라 미장센도 달라진다. 브론스키와 사랑을 나눌 때는 정열의 붉은 톤, 카레닌과 있을 때는 어두컴컴하다.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를 맛볼 수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100여벌의 무대의상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이번 온라인 공연에서는 최근 안나 역을 맡았던 무용수 3명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김리회, 솔리스트 한나래 까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안나를 연기한다.
애초 22~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고 대신 예정했던 공연 기간 중인 24~26일에 하루에 1회씩 총 3회 상영한다. 24일 오후 10시 국립발레단 공식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25일은 오후 3시, 26일은 오후 7시다.
앞서 국립발레단의 온라인 공연은 한국적 소재의 ‘허난설헌-수월경화’로 시작했다. 2017년 창작발레 레퍼토리다. 이 작품은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안무가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무대 ‘KNB Movement Series’에서 발탁돼 2015년 이후 한국적 소재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온 솔리스트 겸 안무가 강효형의 안무작이다.
조선 중기 천재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시에 국악과 발레를 결합했고, ‘수월경화’라는 시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부용꽃 등을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시와 시인의 감정을 강효형 만의 독특한 움직임으로 형상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상영일에 따른 캐스팅과 5월 상영작은 추후 공개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