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독설’ 중 재개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갖는 의미

입력 2020-04-24 06:53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을 넘어 사망설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한·미 공군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위원장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평양을 떠나 원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23일 “해당 훈련은 한미 동맹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연례적이고 통상적인 한미 공군 연합 훈련”이라며 “참가전력, 기간 등 훈련 규모와 형태는 예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미 공군은 지난 20일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은 2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훈련은 지난 2015년 처음 시작된 대규모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한 것으로 우리 공군의 F-15와 KF-16전투기와 주한 미 공군의 F-16전투기 등이 투입된다. 핵폭격이 가능한 미군 전략 폭격기는 참가하지 않는다.

한·미 양국은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대급 이하 훈련으로 대체했다. 지난해에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마저도 실시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훈련이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과 이에 따른 북한 급변사태나 군사도발 우려 등과 맞물려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공군은 한미동맹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연례적이고 통상적인 연합훈련으로 이미 연초에 계획된 훈련이라며 김 위원장의 상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의 전면 중단을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지난 21일 CNN의 보도로 불거졌다. 당시 CNN은 “김정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상 동향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최대 명절인 태양절 금수산궁전 참배에도 불참했다. 때문에 흡연과 비만 등으로 인한 기저 질환으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CNN의 보도 이후 신변이상설은 물론 사망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기관, 군, 북한 사정에 밝은 여당 인사는 물론 미국 행정부 관계자까지 ‘사망설’에 대한 근거는 없다며 일축했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핵이나 북한군에 대해 여전히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주변 인물들이 코로나19에 잇따라 감염되자 현재 평양을 떠나 원산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는 원산에 머무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 당국도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원산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김 위원장이 건강문제로 인한 의학적 시술을 함께 받았을 가능성엔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원산 별장에는 별도의 의료시설이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원산 이동 때 쓰던 전용기는 여전히 평양에서 포착돼 동선을 감추기 위한 눈속임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