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실패” 요동친 시장

입력 2020-04-24 04:44 수정 2020-04-24 14:56
길리어드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길리어드 측은 임상시험이 초기에 종료돼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반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각으로 23일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중국에서 진행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진은 2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효과를 시험했다.

158명에게 이 약을 투여한 다음 병세의 경과를 나머지 79명과 비교했지만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키거나 혈류에서 병원체의 존재를 감소시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18명의 환자에게선 부작용까지 나타났다. 초안 보고서는 실수로 WHO 웹사이트에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WHO는 이 보고서는 동료심사(peer review)를 받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사이트에서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날 임상시험 실패 소식에 길리어드의 주가는 장중 6%까지 급락했다. 주가 급락에 길리어드 측은 즉각 반박했다. 길리어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는 저조한 참여로 인해 조기 종료됐다”며 “이 때문에 의미 있는 결론까지 이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미국 의료 전문지인 STAT뉴스는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렘데시비르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시카고대 연구진이 환자들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결과 대다수가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회복돼 일주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었다고 보도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렘데시비르는 당초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감염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에 대한 복수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증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