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은 스페인독감, 다른 한명 코로나…쌍둥이의 비극

입력 2020-04-23 19:04 수정 2020-04-23 19:19
페이스북 캡처

100년 전쯤 스페인독감으로 쌍둥이 형제를 잃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졌다.

CNN, 뉴욕포스트 등은 1919년에 태어나 몇 주 만에 스페인독감으로 쌍둥이 형제를 잃은 100세 남성 필립 칸이 17일 코로나19로 숨졌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세기를 간격으로 두 개의 전염병이 가족에게 슬픔을 안긴 것이다.

필립 칸의 손자는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였다. 대공황 때도, 저격수의 공격에도 살아남았는데 코로나19를 이기진 못했다”고 밝혔다. 또 손자는 필립 칸이 스페인 독감 당시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전염병이 또 생길까 봐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할아버지는 내게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필립 칸은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관련 뉴스 등을 접하면서 위기상황의 엄중함에 대해 가족들에게 얘기해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엔 숨지기 전까지 기침과 호흡기 이상 등의 증세를 보였다.

한편 필립 칸 형제가 태어나던 시기에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으로 약 50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지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