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구호’ 카톡으로 공유한 육군…왜 이러나

입력 2020-04-23 18:14
육군 부대에서 병사들이 SNS 메신저를 통해 3급 비밀인 ‘암구호(피아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말)’를 공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가한 뒤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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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육군에 따르면 강원도 화천의 모 부대 이모(21) 일병은 2월 2일 외박 복귀 전 동기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당일 암구호 답어를 문의했으며 동기 1명이 여기 답했다고 한다. 이 일병은 당일 오후 8시 50분쯤 위병소를 통과할 때 암구호 답어를 말했다. 위병소 근무자가 이를 수상히 여겨 상부에 보고했다.

암구호는 초병이 ‘문어(問語)’를 말하면 대상자는 ‘답어(答語)’를 답하는 방식이다. 피아 식별을 할 때 쓰인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라 3급 비밀로 분류된다. 규정된 암구호는 단어 형식으로 매일 변경되고, 전화로도 얘기할 수 없다. 유출되면 즉시 폐기되고 새 암구호가 만들어진다.

안보 지원부대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해당 단체 카톡방 인원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당일 암구호 답어 유출 외 다른 보안 유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일병은 암구호가 3급 비밀인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위병소를 쉽게 통과하기 위해 암구호를 물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암구호를 알지 못하는 외박자나 휴가자는 별도의 출입 절차를 통해 위병소를 통과해야 한다.

이 일병은 ‘병 휴대전화 사용위반 행위 징계 처리 지시’에 따라 근신 15일 처벌을 받았다. 부대는 전 장병을 대상으로 보안 교육을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