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확진자 정부 발표의 4배”…美 “중국이 정보 은폐”

입력 2020-04-23 18:01 수정 2020-04-23 18: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도.미국CDC캡처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가 임상 진단 사례를 포함하면 중국 정부 공식발표의 4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늦게 알리고, 정보 공유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은 의학 전문지 ‘랜싯’에 지난 2월 20일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23만2000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5000여 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보다 4배나 많은 환자가 발생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차이는 홍콩대 연구팀이 코로나19 확진자를 판정하는 상이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환자 분류 기준을 수차례 변경한 것 가운데 지난 2월 초 후베이성에 한해 추가했던 ‘임상진단’ 병례를 적용해 환자 수를 추산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검사만으로는 환자를 모두 걸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의료진이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와 증상 등을 고려한 임상 소견으로 확진자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자 첫날인 2월 12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0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2월 19일 다시 확진자 분류 기준을 변경해 임상진단 병례를 제외해 환자 수 축소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일었다.

홍콩대 연구팀은 중국 당국이 폐기한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해 확진자 수를 추정한 결과 2월 20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가 중국 정부 발표 수치보다 4배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 등을 포함하면 코로나19 환자 수는 가장 광범위한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AFP연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세계보건기구(WHO)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정보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은 WHO에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을 통보한 뒤에도 자신들이 갖고 있던 정보를 모두 공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중국은 이 질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은폐했다”며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퍼질 때까지 한 달 동안 ‘사람 간 전염’이 된다는 보고를 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위험성을 알리려는 사람들을 검열하고 보유 중인 보기를 파괴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아직도 바이러스 샘플을 외부 세계와 공유하지 않아 이 질병의 발전을 추적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