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확진자, 공식 발표의 4배로 추정”

입력 2020-04-23 17:46 수정 2020-04-23 19:49
지난 2월 1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코로나19 야전병원에 중국 국기가 외벽에 걸려있다. AP뉴시스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이 공식 발표한 코로나19 환자 수가 ‘임상진단 병례’를 포함하면 4배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대 연구팀이 최근 영국 의학 저널 ‘더 랜싯(The Lancet)’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공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지난 2월 20일까지의 확진자 수가 5만5000명이라고 공식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4배에 해당하는 23만2000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더라도 발열·기침과 같은 무증상 환자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중국은 통계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월 초 발표한 코로나19 치료방안 제5판에서 후베이성만 임상진단 병례를 추가했다.

중국 정부는 이때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집계에 임상진단 병례를 포함하지 않았는데 이를 적용할 경우 기존 통계 대비 4배의 수치가 나온다.

임상진단 병례란 진단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토대로 폐렴 증상이 확인될 경우와 임상 소견을 종합해 의료진이 확진 판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처음 알린 의사 리원량(李文亮)도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계속 음성 반응을 보이다가 사망 5일 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홍콩대 연구팀은 만약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임상진단 병례를 포함한 치료방안 제5판을 적용했다면 누적 확진자 수는 당시 발표했던 5만5000명이 아니라 23만2000명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치료방안에 따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크게 바뀐다며 “확진자 수는 1판에서 2판으로 바꾸면 7.1배, 2판에서 4판으로 바꾸면 2.8배, 4판에서 5판으로 바꾸면 4.2배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어 “경미 또는 무증상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광범위한 추정치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키트를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국가들이 임상진단 병례를 포함하면 더 정확한 통계를 얻고 코로나19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3일 오전 0시(현지시간)까지 24시간 동안 31개 성시자치구와 신장 생산건설병단에서 코로나19 새 감염자가 10명 발병해 누계로 8만2798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신규 사망자는 없으며 현재까지 총 4632명이 사망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