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꼼수’ 막는다… 매크로 의심 학생 로그기록 교사에 제공

입력 2020-04-23 17:32

교육부가 원격 수업을 듣지 않고 들은 것처럼 속이는 ‘꼼수’ 차단에 나선다. 매크로(같은 작업을 자동 반복하는 프로그램)를 돌리거나 여러 강의를 동시에 재생하는 등의 수법이 학생들 사이에 퍼지자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는 이런 행위를 걸러내고 교사에게 정보를 제공해 적발 학생에 대해 결석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3일 “최근 원격 수업을 들은 것처럼 속이는 부적정 수강 방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적정 수강 사례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창을 여러 개 띄워놓고 여러 강의를 동시에 재생하는 유형,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 등)을 활용해 원격 수업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수강 속도(1.5배속) 범위를 초과해 수강하는 유형, 코드 조작 등으로 아예 수업을 듣지 않고도 ‘수강 완료’로 표시하는 유형이다.

교육부는 먼저 학생들에게 이런 꼼수를 시도하지 말라고 안내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팝업창 등으로 공지된다. 교사에게는 부적정 수강과 관련한 로그 기록을 제공하기로 했다. EBS 온라인클래스 교사 화면에서 ‘강좌관리-운영강좌관리-학습관리-강의별 수강이력’으로 들어가면 확인 가능하다. 교육부는 “22일 수강한 수업부터 로그기록을 제공하게 되며 수업이 이뤄진 다음 날 교사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부적정 수강 의심’ 표시가 뜬 학생에 대해 실제로 수업을 들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수업 내용을 물어보고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다시 수업을 듣도록 요구한다. 교사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학생을 결석 처리할 수 있다. 학생부 ‘특기사항’ 란에 ‘원격수업 기간 중 미수강’이라고 입력할 수 있다. 교육부는 관련 내용을 학교에 공문으로 알리고 학생들에게도 공지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고교생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학원에서 응시토록 유도하는 업체를 강력 단속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24일로 예정된 학평을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치르도록 했다. 그러자 일부 사교육 업체들이 “현장감을 느끼면서 학평을 보도록 하겠다”며 학부모와 학생을 현혹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 학생을 모집해 학원에서 학평을 관리·감독하는 행위는 명백한 학원법 위반”이라며 “적발 시 등록 말소, 교습과정 전부 또는 일부 정지, 폐쇄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