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일상생활의 조화를 위해 각 시설별 집단방역 보조수칙(세부지침) 20여종이 24일 발표된다. 수칙에는 쇼핑몰에서 대형 프로모션·세일 행사를 자제하거나 식당·카페 탁자 간격을 1~2m로 두는 등 시설별 특성을 반영한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일상생활 정상화를 위한 준비와 더불어 정부는 의료체계 정상화에도 착수한다. 그동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해 온 감염병전담병원은 순차적으로 지정해제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가 전일 대비 8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1만70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안정세를 유지함에 따라 정부는 집단방역을 준비 중이다. 시설별 집단방역 보조수칙은 지난 12일 정부가 밝힌 ‘사회방역 7개 집단유형별 실천지침’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침은 보육시설·유치원, 식당·카페, 사무실, 학원, 학교 등에서 따라야 하는 생활방역 수칙을 이용자와 관리자 수칙으로 나눠 제시했다.
예를 들어 실내 체육시설 관리자는 일정 시간에 사람들이 몰리지 않도록 시간예약제를 적극 활용하고, 운동기구마다 손소독제를 비치하도록 권고했다. 쇼핑몰이나 상점은 고객 뒤를 따라다니지 않도록 하고 줄을 서야 하는 프로모션·세일 행사를 최소화하는 내용을 반영했다. 보육시설·유치원에서는 교육프로그램 중 침방울이 많이 튈 수 있는 노래부르기, 소르지르기 등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학원이나 학교에선 가급적 학생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업자료는 쓰지 않고, 노트북도 개인용으로 써달라고 주문했다. 카페·식당 관리자는 손님들이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 먹도록 접시, 국자, 집게 등을 제공해야 한다. 보조수칙은 이와 유사한 형태를 바탕으로 조정된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현장도 일상 복귀 수순을 밟게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한 67개 병원(약 7500병상) 중 12개 병원(682 병상)을 지정 해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 병원들은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그동안 전체 또는 일부 병상을 의무적으로 비웠으나 다시 만성질환자, 중증질환자 치료를 위해 병상을 사용하게 된다.
일각에선 감염병전담병원 감축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부는 폭발적 감염이 재발하면 언제든 병상을 다시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윤태호 중대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고려해서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언제든지 환자 수가 늘어나면 병상을 즉시 동원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 초에는 대구·경북, 수도권을 제외한 12개 시·도를 대상으로 감염병전담병원 3차 감축을 추진한다. 서울, 대구, 인천, 경기, 경북 등 5개 시도는 확진자 추세 등을 살펴본 후 추가 감축을 검토한다. 4단계에 걸친 병상 감축이 완료되면 적정 최소 필요 병상인 약 1500~2300병상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다만 감염병 위기단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